좋은 벗님! 한글의 참모습을 알고 계십니까?
본인은 님의 말씀처럼 짧은 알음을 가지고 잘난척하고파서 글을 올리는 것이 아닙니다.
님께서 보시기에는 본인이 편협한 지식을 과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시겠지만 님께서야말로
편협한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떠든다고 맞장구 치면서 같은 소리로 떠들지 말기 바랍니다.
본인의 주장은 우리의 언어문화가 우리가 일본 제국주의 쇠사슬을 벗어 난지 반세기가 넘도록 일본의 잔재를 쓸어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성하면서 다 같이 힘을 합쳐서 일제의 잔재를 청산하자는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아직까지도 일본말이 마치 우리말인줄 알고 쓰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보면 과연 한글학자들이나 국어정책 당국자들이 무엇을 했느냐하는 의구심이 생겨납니다.
님께서는 '한글의 과학성은 외국어 발음을 똑같이 따라하는데 있는 게 아니라 우리말을 제대로 쓸 수 있는데 있다'라고 하셨는데 그것은 한글의 속성을 잘 알지 못하는 우물 안의 개구리 식의 편견에 지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어느 나라 사람이든 자기네 글자는 그 나라말을 제대로 표기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자기네 글자가 자기네 말을 충분히 표기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한글은 우리말을 제대로 쓰기만 하면 된다는 사실만으로는 그 과학성을 입증될 수가 없다고 여겨집니다.
일본 사람들은 일본사람들 나름대로, 중국 사람들은 중국사람들 나름대로 자기네 글자는 자기네 나랏말을 표기하는데 충분 필요 조건을 구비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자기네 글자가 아주 과학적이라고 여기고 주장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 논리라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글자는 모두가 과학적이 아닌 글자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한글이 과학적이라는 주장을 떳떳하게 내세울 수 있는 독특한 이유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어떤 사람은 한글은 님처럼 우리말을 제대로 표기할 수 있으면 되는 것이며 외국어의 발음 기호가 아니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한글의 과학성은 '한글은 완전 표음문자이다'라는 독특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세계로부터 과학성을 인정받고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아셔야합니다.
그 이유는 Alphabet을 글자로 쓰고 있는 말들의 낱말은 또다시 그 소리를 나타내는 음성기호가 따로 필요한 '불완전 표음 문자'이지만 우리 한글은 소리를 나타내는 글자가 따로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한글은 우리의 낱말을 표기해서 그 낱말의 뜻을 나타내는 동시에 소리도 함께 나타낸다는 특수성 때문에 과학적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한글은 말의 뜻이 되는 동시에 우리말의 발음 기호도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무리 어려운 소리라도 (비록 외국어라 할 지라도) 한글로 거뜬히 표기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 한글의 과학성입니다.
한글로 외국어의 발음대로 표기한다고 해서 그것을 한글이 외국어의 발음 기호냐고 항의하는 사람은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창제하신 뜻을 망각하고 있으며 한글의 과학성을 부정하는 사람인 것입니다.
한글은 소리문자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해야만 한글의 참모습을 알 수 있는 것이며 한글의 참모습을 알지 못한다면 한글을 사랑한다는 말을 감히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님께서는 우리말에서 외래어를 쓰는 것과 외국어를 제대로 가르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씀하시는데 결코 별개의 문제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외래어라 하더라도 우리말임에는 틀림없는 것인데 외국에서 들어온 말이라고 받아들이는 우리들의 자세가 중요한 것입니다.
가급적이면 외래어들을 적게 받아들이고 우리말로 다듬어서 쓰도록 노력해야 하겠지만 부득이 받아들여야하는 상태라면 우리 방식대로 받아들일 것이지 어째서 일본식 발음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냐 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입니다.
님께서는 본인의 짐작대로 정책 당국자들이 외래어 표기법을 비교적 잘 지키고 있다고 착각을 하고 계시는데 그러한 현상은 님께서도 일본식 발음에 중독이 되어서 마치 마약 중독자가 마약에 중독되어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려는 태도와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식 발음으로 된 외래어들에 중독되어 있기 때문에 지금 쓰고 있는 외래어들이 외래어 표기법을 지키고 있는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는 말입니다.
님의 말씀대로 언어는 변화합니다.
그렇다면 그 변화의 추세에 따라 언어의 사용의 규율인 한글 맞춤법이나 외래어 표기법도 변화에 맞추어 개정되어야할 것이 아닙니까?
그러나 한글 맞춤법 통일안이라는 것은 1933년에 만들어진 것이며 외래어 표기법이라는 것도 일제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서 반세기가 넘었으나 우리의 언어 문화는 많이 변화되었고 발전되어 왔으나 언어문화의 추세에 따르지 못하고 있는데 과연 옳은 처사일까요?
일본에서는 국제음성 기호에 어느 정도 맞추어 가려고 [v]라는 음성기호 하나를 새로이 만들어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학자들이나 정책 당국자들은 무엇을 했습니까?
님께서는 우리 학자들이 외래어들을 우리말로 다듬기를 하고 있는데 어째서 싸잡아서 마녀사냥 하듯이 싸잡아 매도하느냐고 하시는데 일본 학자들은 할일이 없어서 국제화에 발맞추려고 [v]에 상당하는 글자를 새로 만들어서 씁니까?
우리 학자들이나 정책 당국자들에게 독설을 퍼붓는 이유는 과학적으로 우수한 한글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 자기네들이 만들어 놓은 틀 속에 가두어 넣고 그 틀을 벗어나면 마치 무슨 큰 변이라도 나는 것처럼 호들갑들을 떠는 모습들이 가소로워서 그러는 것입니다.
훈민정음 {해례]를 뒤져보아도 지금의 한글 맞춤법 통일안에서처럼 자모의 수를 정해 놓지는 않았으며 또 외래어 표기법에서처럼 밭침 말은 어떤 글자이외에는 쓰면 안된다 라는 금지조항은 없습니다.
님께서는 우리는 현재 한글에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 글자들인 국제음성기호의 [f], [v], th의 두 가지 음성기호를 조상 님들은 구분해서 썼다는 사실에 대해서 알고 계십니까?
현재 모 연구 단체에서는 한글 국제음성기호를 연구 개발하고 있다고 합니다만 한글에는 이미 국제음성기호에 맞는 글자가 있다는 사실을 아셔야만합니다.
그러한 이유에서 한글이 정말 과학적인 글자이구나 하는 것을 깨닫고 난 후라야 '나도 한글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말을 서슴없이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것입니다.
본인은 님의 말씀대로 막무가내로 본인의 생각만 옳다고 억지를 쓰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말이란 문화적, 역사적, 음정학적 요인으로 자기 말에 맞게 바뀌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바뀌는 과정이 우리의 방식이 아니고 일본식으로 바뀌어 가는 것은 잘못된 일이 아닐까요?
어째서 엄연히 우리 방식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왜 하필이면 일본식 방법입니까?
apartment를 예로 드셨으니 이 낱말에 대해서 말해 보겠습니다.
이 낱말을 영어 발음으로 표기한다면 [어팙먼트]가 되어야 옳은 표기인데 어째서 일본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아빠또]라는 말을 받아들여서 [아파트]라고 쓰고 있는데 대하여 한글 학자들이나 국어 학자들은 물론이거니와 국어정책 당국자들은 수수방관하고 있느냔 말입니다.
물론 일본말이라고 해서 외래어로 받아들여 써서는 안된다 라는 법은 없습니다.
그러나 [아빠도]라는 말은 일본사람들이 외래어를 자기네 말로 바꾸어놓은 말이므로 받아들이지 말자는 뜻이 내포되어 있는 것이며 이왕이면 영어로 쓰자면 [어팙먼트]로 써서 영어 발음에 맞춰 쓰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본인은 apartment를 [어팙먼크]로 쓰라고 재판관이 판결 내리듯 하지는 않았습니다.
우리말로 [공동주택]이라는 말이 있으니 그것을 사용하되 부득이 외래어로 쓰려면 이왕이면 일본식이 아닌 우리 방식으로 풀어서 [어팙먼트]를 쓴다면 우리의 자주성도 찾고 올바른 발음도 할 수 있으니 돌 하나로 새 두 마리를 잡는 격이라는 것을 주장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외국어로서 영어를 제대로 가르치는 것도 되고 우리의 외래어도 자주성을 찾는 결과가 된다는 말입니다.
끝으로 이 한글 사랑방이 어느 특정인들의 안방인양 떠나라느니 글을 올리지 말라느니 극단적인 말씀들을 하시는데 자기의 생각과 다르거나 관심 없는 글이라면 보지 않으면 될 것이지 떠나라느니 글을 올리지 말아 달라느니 하는 행위는 잘못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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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협한 지식은 이제 그만 과시하시죠 rakhee님 - 좋은벗(talih@hanmail.net) ┼
│ 반복적으로 별 내용도 없는 같은 말을 계속 여기에 올리면서 자신이 뭐 대단한 일이라도 하는 양 한글학자나 국어학자를 도매금으로 매도하는 데 이제 질립니다.
│ 님은 언어가 고정 불변이라 믿나요? 언어 규범이란 기본적으로 사람들 사이의 무언의 약속이긴 하지만 표준을 정해 명시적으로 드러내기도 합니다. 언어의 가변성과 고정성은 상호적 관계이기 때문에 둘 사이에는 일종의 균형이 있습니다. 언어가 변화한다고 무작정 변하는 것도 아니고 고정되어 있다고 영원한 것도 아닙니다. 게다가 외래어는 받아아들이는 말에 맞추어 당연히 변한다는 사실을 도외시하고 있습니다.
│ 님은 단순히 님이 늘 되풀이해 말하듯이 영어를 보기로 드는 것뿐이라 하는데, 그럴 필요 자체가 없다는 겁니다. 외래어는 우리말에 들어오게 되면 우리말에 맞게 발음 및 표기가 되고 뜻이 변하기도 하는 것이지 이른바 원어를 그대로 따르지도 않고 그럴 수도 없는 것입니다.
│ 그리고 님이 늘 문제 삼는 외래어 표기법은 대체적으로 잘 지켜지는 편입니다. 일반 언중들이 제대로 안 쓰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님은 언어에 여러 층위와 맥락, 상황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르고 있기 때문에 늘 표준만 지켜야 한다고 잘못 믿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 세계 어느 언어를 봐도 외국어 고유명사나 외래어의 발음 또는 뜻을 원어와 똑같이 쓰는 언어는 없습니다. 님이 늘 말하는 한글의 과학성은 외국어 발음을 똑같이 따라 하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우리말을 제대로 쓸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 그리고 언어는 늘 다른 언어와 접촉을 하게 마련입니다. 우리말이 일본어의 영향을 받았기도 하지만 과거에는 우리말이 일본어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단순히 일본어와 닮은 점이 있다고 무조건 없애려 하고 그런 혐의가 없는 것까지도 있는 것으로 마녀사냥을 하는 태도는 매카시즘이나 파시즘을 연상 시키기에 충분합니다.
│ 이런 식으로 얘기하면 친일파니 어쩌니 하며 다른 이를 몰아세우는 것도 오히려 민족주의에 먹칠을 하는 유치한 행위입니다. 민족주의가 본래 이성보단 감성에 기초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님처럼 막무가내로 떼를 쓰듯이 자기만 옳다고 하다가는 오히려 일본에 대한 열등감의 표출이라는 소리만 듣습니다. 님이 일본을 싫어하는 것은 이해합니다. 저도 일본이 과거 역사에 대해 제대로 인식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 때문에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님처럼 맹목적으로 우리말의 외래어가 모두 일본식이니 영어 '본토'발음으로 바꾸자는 주장은 하지 않습니다.
│ 님이 스스로 맞다고 생각하는 '원어 발음 그대로 적어야 한다는 외래어 규범'이란 언어에 대한 님의 몰이해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설사 천번 만번 양보해 님의 주장이 맞다 해도 우리말 자체를 바꾸지 않는 한 땅갈아엎듯이 외래어 표기를 영어 발음마냥 할 수는 없습니다.
│ 우리말은 님 혼자만 쓰는 게 아닙니다. 님 혼자 '버내너'가 맞다고 잘난 척 하면서 아무리 속을 끓여봐야 일반 언중이 동의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런게 바로 언어의 속성입니다. 언어 정책 기관은 균형을 유지하도록 하는 구실을 하는 것입니다.
┼ 그리고 님은 항상 언어내 소통과 언어간 소통을 혼동하는데 우리끼리 말할 때 우리가 알아듣는 외래어(콩글리쉬를 포함)를 쓰는 것은 전혀 문제될 게 없습니다. 외국인과 얘기할 때 혼동을 일으킬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맥락입니다. 이런 것은 흔히 있는 일로, 유럽 언어들 같이 어휘가 비슷한 언어 사이에서는 종종 있는 일입니다. 그런 것 때문에 우리가 쓰는 말을 틀렸다 말하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얘기죠. 더 이상 길게 얘기하기도 넌더리 납니다. 그러니 이제 님의 연재를 중단해 주십사 간곡히 요청하는 바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