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콩글리쉬에 대해 언급한 까닭은 언어가 고정 불변하는 게 아니라 늘 변화하고 역동적이라는 점을 설명하려고 그런 겁니다. 어떤 외래어가 원어에서 어떤 특정한 뜻으로 쓰이든 상관 없이 그것을 받아들인 언어에서 다른 뜻으로 쓰면 그게 맞는다는 얘기를 하려 한 겁니다. 하물며 소리가 다른 것은 당연한 것이겠죠. 언어마다 음운 체계가 다른데 무조건 원어의 소리를 흉내내서 따라 적자는 주장은 말이 안 됩니다.
그리고 콩글리쉬 또는 넓게 봐서 영어 외래어는 현실태로서 인정을 한다는 얘기지, 이것이 무조건 좋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기술 문법과 규범 문법의 관점에서 보자면 저는 전자 쪽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일단 쓰는 것을 바탕으로 해야지, 권위 있는 누군가가 무조건 규범을 강제할 수는 없고 묵시적 또는 명시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언어의 변화성과 항상성은 늘 균형을 이루기 때문에 우리가 소통을 하는 데 큰 지장은 없는 것입니다. 물론 저도 말다듬기나 우리말 순화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기존에 쓰이는 말을 무조건 없애고 새말을 억지로 만들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새말을 만들면 그것을 쓸 준비를 갖추도록 해야 하는데, 아직 우리는 그렇게 잘 안 하는 편이죠.
핸드폰이란 말이 좋다는 게 아니라, 그 말이 영어와 다르든, 순우리말이 아니든 관계 없이 지금 우리가 쓰는 말이란 겁니다. 아무리 언어를 과학적으로 본다고 해도 언어는 가치 중립적인 체계가 아니기 때문에 님처럼 민족주의적 시각으로 절 비난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면 저의 의도를 완전히 파악하진 못 하셨다고 봅니다. 전 그 말이 영어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틀렸다고 말하는 사람들한테 그들이 틀렸단 것을 말하려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핸드폰이란 말을 다시 손전화로 바꾸든가 하는 것은 그 다음에 할 일이란 얘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