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kbs 아침마당 열달 열흘(10.10)우리말 달력/ 토박이말 배움과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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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은: 그러니까... 토박이말을 찾아내고 알리는 게 중요할 거 같은데요.
그럼, 선생님이 다듬어낸 토박이말에서 대표적인 것이 뭐가 있을까요?
염시열: 달력에 쓰이는 말. (우리말 달력)
유장영: 달력이요? 달력에 쓰는 말이야, 정해져 있는 거 아닌가?
어? 이건 평소 쓰는 달력이랑 다른데요?
염시열: 달력에 봄, 여름, 가을, 겨울,
사 계절 제 철에 맞는 말을 써야 는데,
그냥 1,2,3,월... 개성없이 숫자로 쓰고 있어.
그래서 우리 24 절기 맞게 달이름을 지었지요.
유민경: 그럼, 오늘은 뭐라고 해야죠? 10월 10일 말고?
염시열: 열달 열흘.
유민경: 아, 십이 열이니까 열달이라고 하는 건가?
염시열: 그런 게 아니라, (10월 큐카드)
10은 태아가 엄마 뱃속에 열달을 있다가 세상에 나오는,
열매가 열리는 달. 그래서 열달.
김두규: 그럼, 11월은 열한달 이겠네?
염시열: 그건 아니고. 11월은 겨울에 들어가는 달이잖아. (11월 큐카드)
그래서 들겨울달.
박정순: 12월은,,, 내가 한번 맞춰볼게.
마지막 달이니까 막달인가?
염시열: 12월은 많이들 아실 텐데... 섣달. (12월 큐카드)
예전에는 동지를 설로 삼은 때가 있었지요.
그 설이 섣이 돼서 섣달.
유장영: 오호라, ♪ 동지 섣달 꽃본 듯이~~~ 그 섣달이구먼.
그럼 1월은? 새달? 맞죠?
염시열: 땡! 1월은 한밝달 이라고 하는데 (1월 큐카드)
새해를 여는 달엔, 예부터 하늘에 제사를 지냈어.
그런데 제를 지내는 땅의 이름이 한밝달이었지요.
그래서 그 이름 따서 한밝달...
김태은: 아, 달 이름도 그냥 지은게 아니라,
다 저품(자연)의 이치를 따져서 지은 거네?
염시열: 그렇지요, 24절기를 따라서 철에 맞는 달이름을 지었지요.
입춘, 입추, 무렵 달은, (들달 큐카드)
봄이나 가을에 들어서는 달이라는 의미. 이름 앞에 들을 붙여.
2월 들봄달, 5월 들여름달, 8월 들가을달, 11월 들겨울달...
계절의 한복판 달에는, 완전하단 의미. 이름 앞에 온을 붙여.
3월 온봄달, 6월 온여름달, 9월 온가을달... (온달 큐카드)
김태은: 그럼, 4월과 7월은?
염시열: 4월은 꽃비 봄비 내리는 달이니 무지개 뜬다 하여, 무지개달.
7월은 덥지요. 대서, 소서도 있고요. 그래서 더위달. (4월 7월 큐카드)
유장영: 어, 이렇게 설명을 듣고 보니, 어렵지 않네요?
염시열: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의 변화를 생각하면
절기에 맞는 당연한 말들. 어려울 일이 없지요.
다만 아직 낯설 뿐이지.
유민경: 달력을 보니, 요일도 우리가 흔히 쓰는 일요일, 월요일, 이런 거나,
선데이, 먼데이, 이런 게 아니야.
밝날? 한날?
염시열: 우리가 쓰는 요일 이란 말은, 일본식 한자어. (달력 요일 부분)
요는 축복한단 의미, 요일은 일본을 축복한다는 뜻이들어 있지요.
7개 요일은, 각각 7개 행성이 일본의 왕실을 축복한단 뜻인 거지.
월요일은 달이 일본을 축복해.
화요일은 화성이 수요일은 수성이...
이걸 그대로 가져다 쓰고 있던 거야.
그래서, 우리 겨레의 아기가 태어나 자라는 새얼을 바탕으로 한
한이레 두이레.....일곱이레 하는 말을 바탕으로
밝날, 한날, 두날, 삿날, 낫날, 닷날, 엿날,
이렇게 우리 식으로 다듬은 거지요.
김태은: 아, 그러고 보니까, 달이름이랑 날이름이랑, 공통점이 있는데요?
1월은 한밝달, 일요일은 밝날...
염시열: 둘 다 새로운 시작이니 밝았으면 하는 바람을 담은 거지.
유장영: 그런데, 정말 충격.
아무 생각 없이 썼던 요일 이란 말에, 그런 뜻이 있었다니...
그럼, 새말 달력을 쓰는 게
일제의 잔재에서 벗어나는 일이기도 하겠네요?
염시열: 그렇지요, 우리말 달력을 만드는 것은,
일본 문화를 극복하는 일이기도.
전 세계에서 요일 이라는 말을 쓰는 나라는,
일본과 일본의 식민지였던 우리나라 뿐임.
얼마나 부끄러운 일이야.
이제 알았으면 우리말 달력을 썼으면 좋겠어요.
김두규: 야, 정말 알고는 쓰기 찜찜해. 우리말 달력을 구해봐야겠는데요.
그런데, 이 달력은 좀 특이하네요?
염시열: 잔치손 달력. (잔치손 달력)
잔치손은 이벤트란 뜻인데,
매달 그달에 맞는 잔치손 달력을 만든다.
이건 한글학자 정인승 선생님을 기리며 만든 달력.
주시경 선생님 다음 세대, 우리말 연구와 보급에 평생을 바친 분.
한글학회 우리말 큰사전 만드는 데에 큰 몫을 하셨지요.
우리 지역 장수 출신,
전라북도에 이분이 계셨단 것만으로도, 자랑스러운 일이지요.
독립운동을 해서, 우리나라 살리기에 애쓰신,
안중근 의사 기림 달력도 만들었지요.
박정순: 달이나 날의 이름도 예쁘고 의미도 좋고요.
이런 달력 선물 받으면 좋겠는데...
어때요? 사람들 반응이? 많이들 쓰나요?
염시열: 해마다 새해맞이로 달력을 만들어 나눠주지요.
전주한옥마을에서도 5백장을 주는데,
한옥마을 여행하는 사람들이
전주에서 기념품을 받은 기분 이라며 좋아하지요.
토박이말 달력을 쓰는 곳도 많고...
전주시립도서관 행사 달력. 만수초등학교, 전주고등학교 학사력,
군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홍보달력...
광주, 진주, 등에서도 제가 다듬은 달력말을 쓰고 있고...
유민경: 제가 요즘 한창 우리 아들, 말을 가르치고 있거든요.
달이름 가르칠 땐 요걸로 가르쳐야겠다. 선생님도 그러시죠?
한경순: 그럼, 우리 센터 아이들. 늘 오늘 몇월 몇일 인지 물어본다.
10월 10일 이지. 그러면, 한자 말고 우리말로 대답해 달라고.
열달 열흘. 이렇게...
애들은 우리말을 좋아해. 말이 순해서 그런가.
이렇게 달력에 토박이 말을 쓰면,
애들도 우리 말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니 좋고.
김태은: 시에도 달이름이 들어가면 멋있을 거 같은데요?
김종선: 시에서 많이 쓰지.
실제로 내 시 중에서, 들봄달, 무지개달 들어가는 시가 있어요.
2월, 4월, 하는 대신,
우리말 달이름을 쓰면, 계절 느낌이 물씬 나면서, 말맛이 살아나죠.
사진 나온 곳: 아자 아줌마네(Orchis' House)
염시열 (2014-10-12 04:26:17)
점점 사라져 가는 토박이말을 살려내려고 노력하는 우리말 지킴이들이 있다. 10월은 ‘열달’, 11월은 ‘들겨울달’... 사계절의 이름을 살린 우리말 달력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는 토박이말 연구 박사 염시열씨(64,남), 토박이말을 조합한 새말로 시를 쓰는 김종선씨(71,남), 풀이씨 월쌓기(서술어로 짧은 글짓기)로 아이들에게 우리말의 재미를 전하고 있는 따숨지역아동센터장 한경순씨(53,여). 이들이 말하는 우리말에 대한 소중함과 가치, 바로 써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들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