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어가 들어온 나라의 말을 기준으로 삼자는 것은 좋습니다. 그러나 님의 글을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억지가 심합니다. 자기만 맞고 남들은 다 틀렸다고만 하니 과연 누가 님의 말을 따르겠습니까? 저번에 바나나를 버내너로 써야 맞다는 얘기는 솔직히 정도가 지나쳤습니다. 백번 양보해서 님의 말이 맞다고 쳐도 우리 중에 누가 버내너로 하겠습니까?
영어권에 있는 사람이 알아듣고 말고를 신경 쓴다는 것 자체가 언어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계시다는 방증입니다. 님의 가장 큰 맹점은 한 언어에서 쓰이는 어휘 체계와 다른 언어에서 쓰이는 어휘 체계를 구별하지 못 하고 있다는 것이죠. 우리가 우리나라 사람들하고 말할 때는 우리말로 하는 거지 영어로 하는 게 아닙니다. 아파트란 말이 영어에서 apartment인 것은 그들 사정입니다. 우리가 외국인과 영어로 말을 할 때 그들이 알아 들을 수 있는 영어를 쓰면 됩니다. 예전에도 다른 분들이 지적한 바 있지만 외국어로서 영어를 제대로 가르치는 것과 우리말에서 외래어를 쓰는 것과는 비록 둘이 관계가 있을지언정 별개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님은 일본어에서 들어온 것 같은 혐의만 보이면 무조건 배척하는데, 우리의 역사적으로 특수한 사정이 있기에 말다듬기도 하고 있지만, 언어라는 것이 다른 언어와 접촉을 하고 변화도 하는 것인데, 이러한 모든 사실을 무시하고 마치 재판관이 판결 내리듯 아파트는 일본 냄새가 나니 한국어에서도 apartment로 써라 하는 것은 아무도 듣지 않는 공허한 절규에 지나지 않습니다.
님 말대로 하다가는 이 세상 모든 언어 남아나는 것이 없을 것입니다. 영어 apartment도 불어에서 온 말이고 그 불어도 이태리어에서 온 말인데, 세 말들이 다 철자와 발음이 조금씩 다릅니다. 그렇다면 영어도 잘못된 것입니까? 그렇진 않죠. 자기 말에서 쓰이면 그게 맞는 말이 됩니다. 영어든 뭐든 간에 외래어를 원어와 똑같이 쓰는 언어는 하나도 없습니다. 문화적, 역사적, 음성학적 요인 등에 의해 다 자기 말에 맞게 바뀌기 마련입니다.
님의 좁은 잣대로 사물을 재는 우를 범하지 않길 빕니다.
211.196.79.143 rakhee: 지금 모든 외래어들이 우리의 외래어 표기법을 준수하고 있다는 전제아
래에서 하시는 말씀이신가요?
나의 주장은 어느나라말이던 우리말로 받아들이려면 우리의 법 테두리안
에서 받아들이자는 것인데 그게 정신나간 사람의 짓이라고 생각하십니
까?
물론 가급적이면 외래어를 쓰지말고 우리말로 다듬어서 쓰면 더욱 좋지
요. 그러나 광복을 찾은지 반세기가 넘도록 우리 한글학자들이나 국어학
자들은 무엇을 했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