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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 다듬기] '승화(昇華)'와 '인(忍)'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291
묶음표 한자말 112 : 승화(昇華)


.. 그는 자칫 생경(生硬)에 흐르기 쉬운 신앙의 문제를 설교조(說敎調)가 아닌 문학의 경지로 승화(昇華)시키는 데 놀라운 역량을 보여 온 것이다 .. 《미우라 아야코/김찬국 옮김-좁은 문을 향하여》(삼민사,1978) 1쪽

“생경(生硬)에 흐르기 쉬운”은 “낯설게 느끼기 쉬운”이나 “낯설게 되기 쉬운”으로 손봅니다. “신앙(信仰)의 문제”는 “믿음 이야기”로 다듬고, “설교조(說敎調)가 아닌”은 “가르치려 들지 않고”나 “지루하게 늘어뜨리지 않고”로 다듬어 줍니다. ‘역량(力量)’은 ‘힘’이나 ‘솜씨’로 손질하고, “보여 온 것이다”는 “보여 왔다”나 “보여주고 있다”로 손질합니다.

┌ 승화(昇華)
│ (1) 어떤 현상이 더 높은 상태로 발전하는 일
│ - 미움이 용서와 화해의 감정으로 승화되다 / 괴로움이 음악으로 승화되었다
│ (2) [물리] 고체에 열을 가하면 액체가 되는 일이 없이 곧바로 기체로 변하는 현상

├ 문학의 경지로 승화(昇華)시키는
│→ 문학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는
│→ 문학으로 끌어올리는
│→ 문학으로 꽃피우는
│→ 문학으로 일구어 내는
└ …

처음부터 문학이고자 하는 글이 문학으로 열매를 맺는 일은 드물다고 느낍니다. 무엇을 함께 나누려 하는가를 곰곰이 되새기면서 제 삶을 고이 담아내려고 애쓸 때 시나브로 문학으로 태어난다고 느낍니다. 잘 쓰려고 아무리 애쓴다고 하여 잘 쓴 글이 될 수 없고, 잘 보이려고 아무리 마음쓴들 제대로 잘 보이기 어렵습니다. 꾸밈없이 글을 쓸 때, 꾸밈없이 제 모습을 드러낼 때, 내 둘레에서는 차츰차츰 우리 속뜻을 알아채게 됩니다. 없는 모습을 꾸미거나, 있는 모습을 감추면서 쓰는 글은 껍데기일 뿐임을 머지않아 느낍니다. 없는 모습이니 있는 척 들씌우지 않고, 있는 모습이니 거리낌없이 보여줄 때, 자기가 걷는 길이 야무지게 되면서 이웃한테도 즐거움을 차근차근 선사하게 됩니다.

┌ 믿음을 억지로 가르치지 않고 좋은 이야기로 들려주는
├ 믿음을 억지로 집어넣지 않고 푸근한 이야기로 들려주는
├ 믿음을 외곬로 가르치기보다 찬찬히 이야기로 엮어내는
├ 믿음을 우격다짐으로 쑤셔넣기보다 살가이 이야기로 담아내는
└ …

문학은 자연스러운 우리 삶입니다. 믿음도 자연스러운 우리 삶입니다. 우리 모습이 있는 그대로 문학이 되고 믿음이 됩니다. 말과 글은 삶과 문학을 잇습니다. 말과 글은 삶과 믿음을 맺어 줍니다. 삶과 문학을 잇는 다리요, 삶과 믿음을 맺는 끈인 말과 글입니다. (4341.11.10.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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묶음표 한자말 113 : 인(忍)


.. 그러나 참는 것이 나로서는 상책이나 보다. 책상 앞의 인(忍)이 다시 생각난다 .. 《윤상원-윤상원 일기, 어떻게 살 것인가》(살레시오중ㆍ고등학교총동문회/윤상원열사추모사업추진위원회,2007) 36쪽

‘상책(上策)인가’는 ‘가장 나은가’나 ‘가장 좋은가’나 ‘가장 알맞는가’로 다듬어 줍니다.

┌ 인(忍) : x

├ 책상 앞의 인(忍)이
│→ 책상 앞에 써 붙인 ‘참자’가
│→ 책상 앞에 붙여놓은 ‘견디자’가
│→ 책상 앞에 붙인 글 ‘이기자’가
└ …

예부터 ‘참을 인’이 셋이 모이면 사람을 죽인다고 했고, ‘참을 인’을 세 번 견디면 마음이 차분해진다고 했습니다. 세 번을 넘기기 힘든 ‘참기’이지만, 세 번을 넘어서면 마음을 자기 뜻대로 다스릴 수 있는 셈입니다.

┌ 참기 / 참음 / 참자 / 참다 / 참을성 / 참는 마음 / …

├ 참을 인(忍)
├ 인(忍)
└ 忍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합니다. 우리들은 왜 ‘참을 인’이 셋 모이고 어쩌고 하고 이야기를 했을까요. ‘참다’나 ‘참기’나 ‘참음’이 셋 모이고 어쩌고 하고는 이야기를 할 수 없었을까요.

우리 말은 ‘참다’입니다. 중국사람 글자와 말은 ‘忍’입니다. 일본사람 또한 ‘忍’이라는 글을 씁니다. 우리네 지식인도 예부터 ‘忍’을 즐겨썼습니다.

┌ 참아내기 / 참고 견디기 / 참고 이기기 / 슬기롭게 참기 / 씩씩하게 참기 / …
└ 참는 사람 / 참는 이 / 참는 일 / 참는 뜻 / …

참으려고 하니 ‘참자’입니다. 견디려고 하니 ‘견디자’입니다. 이기자고 하니 ‘이기자’이며, 버티려고 하니 ‘버티자’입니다.

마음을 홀리는 얄궂음에 끄달리지 않고자 ‘물리치자’고 속으로 욉니다. 우리 앞에 닥친 온갖 어려움을 기꺼이 받아들이고자 ‘딛고 일어서자’며 단단히 다짐합니다. (4341.11.10.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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